[하반기 취업 길라잡이] 우리는 이런 인재 원한다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이 추석 이후를 기점으로 본격화된다.
　
전반적인 경기침체 등 비우호적인 경영여건에도 불구하고 올 하반기 채용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활기를 띨 전망이다. 특히,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 주요 그룹 총수들이 이명박 정부의 친기업 정책에 호응하는 취지에서 고용 확대 기류에 동참한다는 의지를 재확인하는 등 살인적인 취업 전쟁에 시달리는 구직자의 숨통이 조금이나마 트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우호적인 기업 경영 변수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더욱 허리띠를 졸라 맬 것으로 보여 하반기 채용 경쟁도 만만치않을 전망이다.

취업전문가들은 올해 채용시장이 최근 몇년 보여졌던 흐름과 비슷하게 기업 규모별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대기업 취업문 넓어졌다
17일 국내 10대 그룹에 따르면 올 하반기 채용 예정 인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1만 680명) 보다 17.6% 많은 1만 2560명에 이른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삼성그룹이 지난 9일 신입사원 서류접수를 완료한 가운데 지난해 3200명 보다 800여명 늘어난 4000명을 뽑을 계획이라고최근 발표했다. 지난 상반기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적극적으로 진행하지 못했던 인원 수급을 이번에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지난해 보다 25% 가량 많은 2500여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글로벌 경영에 급피치를 올리고 있는 그룹 전략상 해외 인력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는 게 그룹 관계자의 귀뜸이다.

지난해부터 전자 사업부문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LG그룹은 올해 주요 그룹사 가운데 채용 인원을 가장 많이 늘렸다. 당초 1900명을 뽑겠다고했지만, 전자가 기존 500명에서 1000명으로 채용 규모를 늘리면서 전체 2400명으로 늘었다.

이밖에 SK그룹은 지난해 450명 보다 300명 늘린 750명을, 한화그룹도 경력직을 포함해 지난해 보다 두 배 늘어난 1400명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이밖에 최근 기업 볼륨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STX그룹은 계열사 STX팬오션, STX조선, STX엔진 등을 통해 오는 27일까지 경력직을 포함해 1250여명의 신규 인력을 모집한다.

엔터테인먼트와 식음료 부문에 사업 역량을 집중키로 가닥을 잡은 CJ그룹도 200여명의 신규 인력을, 효성그룹은 오는 30일까지 500여명의 신입사원 채용을 예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취업전문가들은 국내 대기업들의 경우 새 정부의 친기업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연구개발(R&D), 인력충원 확대 등을 통해 보여주고있다며, 내년 이후 경기 회복 가능성에 무게를 둔 전략으로 해석했다.

잡코리아 김화수 사장은 "올해 국내 주요 기업들이 공격적인 투자와 사업의 확장, 우수인력의 확보를 위해 신규인력의 채용규모를 지난해보다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올 하반기 채용시장도 매출액 순위 상위 기업이 채용을 주도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이들 기업의 대부분이 9~10월 공채를 계획하고 있어 이 시기동안 집중적인 구직활동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 인력보강 난망,, 내년 이후도 먹구름
그러나 중견중소기업(SMB)의 경우는 사정이 크게 다를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채용 확대 움직임과 반대로 올 하반기 신규인력 보강 규모를 평년에 비해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우수 인력들의 대기업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지면서 구직자들의 가시밭길 행보는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올해 SMB 군의 하반기 채용규모가 지난해 보다 36% 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올해 뿐만 아니라 내년 이후 채용 계획도 크게 다르지 않아 당분간 비관적인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주요 기업들이 그나마 적극적으로 채용에 나서는 올 하반기를 기회로 삼고 적극 도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 채용 계획을 예정하고 있지 않은 업체들이 SMB에 쏠려 있는 점도 이러한 현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로 잡코리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채용을 예정하고 있지 않은 업체는 19% 정도다.

이 가운데 연 매출 1000억원 미만 업체가 상당수 차지하고 있어 차세대 성장 발판을 위한 인력 보강에도 철저히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 자동차용 부품을 생산하는 모 중소기업 관계자는 "올해 원자재가격 인상, 고유가 등 경영여건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생산단가 인상분은 반영되지 않아 인력 보강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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