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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면접을 봤었던 기업에서..
공고가 나있더군요..
내가 봤었던 같은 직무인데.. 아직 마감일은 한참 남아있더군요..
회사이름을 밝히지 않겠습니다.. 그닥 좋은 내용은 아니니..
그냥 심심풀이 땅콩으로 보세요..
편의상 기업은 ''ㄱ''이라고 하겠습니다..
외국계 글로벌 기업인 ㄱ기업에서 전화가 왔더군요..
기술영업 직무였는데 면접보러 오라구요..
공항 터미널 건물이 아래에 보이는 빌딩에 위치하여 있으니..
졸업증명서와 성적증명서 사본을 가지고 오라고 하더군요..
여기서 일단 당황했습니다..
원본이면 모르겠는데.. 사본이라.. 이미 메일 보냈을 때
스캔 뜬거 보냈는데 그거 프린트 하면 사본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허나 가져오라는데 어쩌겠습니다.. 준비해서 갔죠..
면접은 11시였습니다.. 약간 일찍 도착했습니다..
외국계 글로벌 기업이라는 저의 기대와 달리..
빌딩에서 ㄱ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알려준 장소대로 찾아가니..
그냥 오피스텔이더군요..
10시 40분 정도에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어떻게 오셨어요?" "면접보러 왔는데요?" "면접이요?"
문이 열렸고.. "잠시만 기다리세요"라는 소리와 함께..
어떤 아가씨 한분이 전화를 걸어서 면접보러 온 사람있다고 얘기를 하더군요..
저는 그때 앉아서 사무실을 두리번거렸습니다..
솔직한 느낌은..''그냥 나갈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잘나지도 못한 저의 욕심이 있기야 했겠지만.. 이건 정말 아니다 싶었었거든요..
인터넷 쇼핑몰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간단히 40분을 기다렸습니다.
어떤 분이 들어오시더군요..
그러더니 방에 들어가더니 거래처로 예상되는 분과 전화로 담소를 나누시더군요..
그렇게 아주 짧게 25분을 더 기다리고. 사장님이 정장으로 옷을 갈아입으신 후;;;;
그리고 잊을 수 없는 면접을 시작했습니다..
첫번째 질문.. " 625전쟁이 남침이라고 생각하나요? 북침이라고 생각하나요?"
뚜둥~ 예상치 못한 질문이었습니다.
[남침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역사라는 것은 권력을 가진자의 소유물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남침이라고 생각은 합니다만.. 확언은 하지 못하겠습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당황했지만 나름대로 정리하여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그리고 저의 답변에.. 사장님의..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남침이다.. 전쟁 박물관에 누가 싸인한 거 보면 알수 있다.
역사를 제대로 알고 얘기해야 한다. 북한의 체재는 나쁜 것이다.
북한의 고위층은 타락했다. 국민은 힘든데 소수의 가진자는 잘 산다.
북한의 우두머리는 현찰을 가지고 고급 승용차를 여러대 사서
간부들에게 나누어주었다. 그게 우두머리로서 할 짓이냐.. 등]
간단하게 약20분정도 강의를 하셨습니다..
멍~했습니다.. 사장님의 말씀이 맞겠지만..
제가 그런 것을 들으러 왔나요 ㅡ,ㅡㅋ
면접이 저를 평가하는 것이지 북한을 평가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라는 생각이죠..
개인적으로 질문을 한 것은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면접이라는 것은 어떤 것으로 평가를 내릴 수 있다고 생각은 하니까요..
허나.. 제가 강의를 들을만한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짧은 20분동안은 더더욱.
그리고 그 다음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이것도 약간 어이없었던 쪽인데..
북침 남침이 너무 쎄서 기억이 남지 않습니다..
이것도 약 10분남짓 강의를 들었습니다.
다음에 이것저것을 얘기했습니다.
업무강도 쎄다, 영어 잘해야 된다, 초를 다투는 싸움이다.
머리속에서 많은 수의 가격리스트를 그릴 수 있어야 한다.
회로도를 완벽히 이해하고 숙지하여야 한다.
그리고 약간의 전공질문..
그리고 희망연봉을 물었습니다.
저는 연봉이라는 것은 민감한 사항이라 조심스럽지만..
0000 정도 받고 싶다고 얘기했습니다. ( hint :일단 3000만원이하/주 5일제 기준으로 하루 10만원 정도..)
사장님은 그러시더군요..
솔직히 0000정도 줄 수 있다..
하지만 능력도 없는 사람들이 많은 연봉을 요구한다면 들어줄 수 없다고..
도대체 왜 물어봤을까요 ㅡㅡㅋ
그리고 묻고 싶은 것 있음 물어보라고 했습니다.
저 : 여기 직원이 다 합쳐 몇명인가요.
사장님 : 나, 여직원, 남직원 다합쳐 3명입니다.
저 : ㄱ그룹은 안양인가 군표에 R&D센터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여기랑은 무슨관계인가요?
사장님 : LG나 삼섬도 계열사가 있듯이 거기와 여기는 다릅니다.
쩌업.. 계열사가.. 3명이라.. 초엘리트 집단인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 : 여기에서 비전을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
사장님 : 지금같은 어려운 시기에 취업을 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입니다.
그리고 일이 잘되면 해외출장의 기회가 매우 많습니다.
그리고 일이 잘 되면 승진의 기회도 많을 것입니다.
그리고 최고의 비전은 외국에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개인적으로 해외출장은 별로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메리트일 수는 있겠죠..
허나.. 승진이라.. 나 들어가면 4명..인데..승진이라..
남직원한테 과장이라고 하시던데.. 승진이라..
그리고 외국에 있는 엔지니어가 비전이라.. 제가 핵심 엔지니어가 되는게 비전이 아닐까..
라는 짧은 생각을 했죠..
저 : ㄱ의 자랑거리를 얘기해주십시오
사장님 : 우리 기업은 글로벌 기업이며, 우리 매출이 LG전자 정도는 됩니다.
허허.. 글로벌 기업이면 LG전자의 매출이 아니라..
LG그룹 매출 정도로 비교해야 되는거 아닐까 라는 생각..
그리고.. 나와서 보니.. LG전자의 매출의 대략 무릎정도 되더군요..
그래도 많은 것은 사실이지요..
그리고 마지막 결정타는 면접 클로징에서..
사장님 : 인연이 됐으면 좋겠네요.. 우리는 작년 10월부터 면접을 보고 있어요..
지금은 1차면접이고.. 인연이 된다면 2차면접은 2월 중순에 하겠습니다.
머엉.. 그때는 1월 중순.. 근데 2차면접이 2월 중순이라..
나야 그렇다치고.. 10월에 면접 본 사람은 2월 중순까지 합/불인지도 모르고 기다려야 하는..
대단한 기업이구나.. 라는 무서운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면접이 끝났습니다.
잘난 것은 없습니다만.. ㄱ과 같은 식의 면접을 당할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저 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그런 면접을 본다면 저와 같은 반응이 나올거라 생각합니다.
면접은 저를 평가하는 것이지.. 강의를 듣는 것은 아니라 생각하며..
어떤 기업의 대리점에서 우리는 계열사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요약하면, 별 것도 없는 사람이 대단한 거 있는 듯한 척을 하는 쑈를 보고 온듯한 기분이었습니다.
대리점을 우습게 보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리고 ㄱ의 채용공고를 보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큰 기대를 할텐데..
저와 같은 기분을 느끼고 오지 않았으면 좋겠군요..
그리고.. 사장님도 강의가 아닌 면접을 했으면 좋겠구요..
그냥 잠도 안 오고.. 하두 황당한 경험이여서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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